여름캠프-
여름이 되면 기다리고 반드시 하는 행사 중 하나가 바로 캠프다.
그해 여름캠프는 인디언캠프로 가까운 리조트에서 진행하는 캠프에 참여하기로 했다.
1박2일로 진행하기 때문에 준비가 철저해야 했다.
먼저 모기나 여름벌레퇴치하기위해 각종 스프레이 킬러와 연고 밴드, 아이들을 씻겨야 되기 때문에 목욕용품외 다양한 것들을 목록별로 정리하고 챙겼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디언 캠프인 만큼 인디언 치마와 장식품들이었다.
참석하는 캠프는 우리 유치원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유치원에 비해서 우리가 비교되거나 예쁘지 않으면 금테안경원감선생님이 극도로 예민해지신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며칠 동안 인디언 치마에 온 신경을 써야 했다.
인디언치마 꽃목걸이
색색깔의 노끈과 꽃목걸이, 꽃팔찌를 만들 색종이와 빨대, 굵은 실을 준비하고 아이들이 하원한 이후부터 온 신경을 모아서 인디언 치마에 집중했다.
여러 가지 색 노끈을 사용하여 풍성하게 만든 인디언 치마는 다른 반 선생님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금테안경원감선생님으로 돌아온 원감선생님도 흡족해하시고 칭찬해 주셨다.
색종이를 요리조리 접어서 꽃모양으로 자르고 굵은 바늘과 실에 엮어지는 종이꽃은 꽃목걸이와 꽃팔찌로 완성되어 갔다.
나는 캠프에 참석하면 우리 유치원아이들이 분명 눈에 확 띌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무지개 색 머리장식을 끝으로 캠프준비는 완벽했다.
드디어 캠프에 참석해서 숙소배정을 받고 신나는 물놀이와 저녁을 먹은 다음 캠프파이어가 진행되는 야외 정원에 전부 모이기 시작했다.
나의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라 가슴이 뛰는 것 같기도 하고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마음은 한껏 부풀어 있었다.
세 번째 유치원아이들이 등장하는데 나는 점점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참가하는 8개 유치원 중에서 유독 우리 유치원아이들이 눈에 띄어서 금테안경 원감선생님의 입꼬리는 좀처럼 내려오질 않았다.
이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려는 순간 머리에서 번쩍이는 불빛을 내는 한 무리들이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뒤늦게 합류한 9번째 유치원이 있었던 것이었다.
올라간 입꼬리가 순식간에 내려오면서 나는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다.
누가 알았을까 인디언치마 사이사이에 형광막대를 끼우고 머리장식에 불빛을 연결해놓은 제품을 사서 오리라는 것을...
9번째 유치원을 보고 놀랄 사이도 없이 행사는 진행했고 게임도 하고 춤도 추고 대망의 불꽃 점화도 하고 신나게 즐긴 캠프파이어를 마쳤다.
캠프에서 중요한건 보여 지는 장식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부모님을 떠나서 1박2일을 보내고 성장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머리로 다 이해되는 것이지만 더 좋아보이게 하고 싶은 교사들의 타고난 귀여운 욕심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아이들이 어디에서나 빛나게 보여 지고 싶은 마음은 모든 유아교사들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렇게 진화해가는 캠프의 장식품은 각종 아이디어의 전쟁이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