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계절의 변화를 가장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에 유아 교육과에서 배운 봄 시리즈 손유희와 노래, 각종 퍼즐부터 봄 관련 활동이 많다.
먼저 아이들이 신학기를 적응하고 처음으로 야외 활동으로 근처로 나들이
계획을 세운다.
이름하여 ‘봄 동산 돌아보기’ 언덕도 없고 동산도 없지만 계절의 변화를 체험하기 위해 산책처럼 아이들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고 느낀 것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다.
개나리가 몽글몽글 봉우리를 만들고 있고 목련도 곧 필 듯한 자태로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아이들도 함께 보았다.
이건 무슨 꽃, 저건 무슨 꽃 알 수 없는 들꽃들 까지 질문을 하며 별 문제
없이 봄 동산 돌아보기1차는 마치고 유치원으로 무사귀환 하였다.
선생님들의 일상 중 하나는 어디를 가나 머리 수 헤아리기였다.
우리 반은 22명이었다.
돌아오는 길까지만 해도 22명이었다.
교실에서는 20명뿐이었다.
화장실을 갔나 하고 화장실도 돌아보고 놀이터도 가보고 했는데 2명은 보이질 않았다.
눈앞이 캄캄하고 심장은 쿵쾅거리고 눈물은 마구 쏟아지고, 유치원을 온통 비상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
집에 전화를 드리고 오고 가는 길 다 같이 찾아보고 동에를 서너바퀴 헤매야 했다.
분명 유치원까지 들어왔는데 2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고 다시 차분하게 생각을 하면서 평소에 사라진 아이들이 자주 놀이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마치 영화필름을 거꾸로 돌리듯이 장면들이 자나갔다.
순간 번쩍 떠올랐다.
복도에 놓여 진 사물함을 정신없이 살폈다.
우리 유치원 사물함은 교실이 좁아서 복도에 두고 있고 문이 달려있는 사물함이었다.
차례대로 문을 열어보이 사라진 두 아이는 나란히 사물함에서 잠들어 있었다.
유치원 선생님들, 두 아이의 어머니들과 함께 나는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고 잠든 아이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감사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있어줘서~
둘 중 하나는 그 삼대독자 그 아이였다.
만약에 유치원이 아니고 밖에서 사라졌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상상을 하는데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머리를 흔들게 되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했기 때문에 나는 사물함에서 잠든 두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한낮의 해프닝으로 끝난 봄 동산 돌아보기를 한 나는 인원을 체크하는데
아주 집착이 생겨버렸다.
야외로 활동을 나가면 유난히 늦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아이들도 꼼짝없이 모두 기다려야 되고 했던 나의 모습을 아이들도 이해했을까?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다려 줬다.
오렌지반 친구들이 보고 싶어진다.
'내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학기 나의 사건들 (0) | 2021.07.07 |
---|---|
두 편으로 나누어졌다.- (0) | 2021.07.07 |
산타행사를 앞두고- (0) | 2021.07.06 |
고구마 캐기 (0) | 2021.07.06 |
신나는 인디언캠프 (0) | 2021.07.05 |
댓글